'쌀·설탕·오렌지, 안 오른 게 뭐야'…기후재난에 치솟는 밥상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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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5547943?sid=104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세계 곳곳에서 기후 재난이 일어나면서 밥상 물가가 치솟고 있다. 곡물부터 커피, 설탕, 오렌지에 이르기까지 가격이 안 오른 품목을 찾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기후 변화가 가속화하면서 식량 가격 부담은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선 폭우, 태국선 가뭄…기후재난에 식량價 상승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날 런던ICE선물거래소의 9월물 오렌지주스 선물은 파운드당 296.9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여름만 해도 1파운드에 170~180달러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값이 60~70% 폭등했다.
이처럼 오렌지주스 가격이 폭등한 건 오렌지 주산지 중 한 곳인 미국 플로리다가 지난해 허리케인과 냉해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오렌지 농가 단체인 플로리다시트러스협회의 매슈 조이너는 미국의 오렌지 생산량이 100년 만의 최저 수준이라며 “20년 전엔 2억4000만상자를 수확했는데 지금은 (수확량이) 1800만상자가 안 된다”고 했다. 여기에 최근엔 세계 최대 오렌지 생산국인 브라질로까지 감귤녹화병이 퍼졌다. 감귤녹화병은 아시안시트러스사이리드란 해충이 옮기는 병으로 이 병에 걸린 나무는 제대로 과실을 맺지 못한다. 감귤녹화병은 기후가 따뜻해질수록 더욱 기승을 부린다.
기후 재난에 타격을 입은 건 오렌지만이 아니다. 쌀값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쌀 가격은 2.8% 상승, 2011년 9월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가 폭우 등으로 수확량이 감소하자 수출을 금지한 게 쌀값을 끌어올렸다. 인도 다음으로 쌀 수출량이 많은 태국도 가뭄으로 흉작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 최대 곡창지대인 헤이룽장성·지린성 등 동북지역도 이달 제5호 태풍 ‘독수리’로 물바다가 되면서 국제 곡물 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할 우려가 크다.
달달한 디저트와 커피도 이젠 지갑 걱정 없이 즐기기 어려워졌다. 설탕의 경우 주산지인 인도 서부에 가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3.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량 감소 전망에 설탕 선물 가격은 연초보다 20% 치솟았다. 이에 인도가 설탕 수출마저 통제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하면 설탕 가격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로부스타 원두의 경우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의 가뭄으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와 비교해도 1년도 안 돼 값이 50% 가까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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